다시 시작하는 거대한 항해 1912년 4월 10일, 초대형 여객선인 타이타닉호는 영국의 사우스 햄프턴을 출항하며 첫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선장과 승무원, 승객을 합쳐 약 2,200명 이상이 배에 탔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배는 4월 14일 23시 40분, 북대서양의 뉴펀들랜드로부터 남서쪽으로 640㎞ 떨어진 바다에서 빙산에 충돌하여 침몰하고 맙니다. 배에 승선한 승객 중에는 약 55,000달러(한화 약 6,500만원) 이상의 많은 요금을 내고 일등실에 탄 세계의 거부도 있고, 최저 요금을 내고 하층 객실에 머문 700명의 이민자들도 있었습니다. 구명보트에는 승객의 절반밖에 탈 수 없었는데, 사망자 중 상당수가 최저 요금 객실에 있던 승객들이었다고 합니다.
타이타닉호의 침몰은 그 당시에 세계 최대의 해난사고로, 생존자는 불과 711명에 불과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 73년 후인 1985년 9월 1일 타이타닉호의 잔해가 해저 4,000m에서 발견되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타이타닉호의 5일간의 여정은 역사적으로는 무거운 사건이지만, 한편으로는 섬세하게 복원될 수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작곡가 모리 예스톤과 작가 피터스톤은 생사를 가르는 순간에 그려지는 사랑과 희생, 이별과 슬픔 등 다양한 인간 군상과 정서를 뮤지컬로 그려냈습니다. 작품성도 인정받아, 1997년 초연한 첫 해 토니 어워즈에서 5개 부문,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1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10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지 20년 만에 샤롯데 시어터에서 공연됩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동명 영화, ‘타이타닉’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국내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이 영화가 1등실 여성과 3등실 남성의 계급차를 극복한 비극적인 사랑을 보여주었다면, 영화보다 앞서 제작된 뮤지컬 <타이타닉>은 배가 항해하는 5일간 배 안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과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는 데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같은 사건을 풀어내는 접근 방식이 다른 것이지요. 뮤지컬 <타이타닉>은 ‘꿈의 선박’에 첫 승선하는 영광을 누리는 인물들의 설렘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곧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비극과 마주하게 됩니다.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타이타닉호에 올랐으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려야 했던 사람들의 사랑, 희생, 그리고 용기가 무대 위에서 실감나게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합니다. 여러 인간 군상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작품인 만큼, 다양한 캐릭터들이 보딩 리스트에 올라 있습니다. 타이타닉호의 설계자 앤드류스, 세계적인 부호를 동경하는 발랄한 여인 앨리스 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으로 향하는 캐롤라인 네빌, 40년차 베테랑 선장 스미스, 배의 소유주인 야심가 이스메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던 스트라우스 부부, 잘생기고 로맨틱한 화부인 프레드릭 바렛 등, 다양한 배역을 베테랑 배우들이 맡았습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이 작품은 배에 승선한 모두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최대 다섯 개의 배역까지 연기하는 멀티-롤 (Multi-role) 뮤지컬이다’라고 작품의 특색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타이타닉의 잔해가 발견되었을 때, 많은 유품도 함께 그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거대한 다이아몬드와 화려한 장신구에서부터 향수병, 3등석의 식기, 그리고 정부(情婦)와 함께 승선했던 남자의 보험금 영수증, 이름 없는 승객들의 신발, 가방, 모자 등 매우 다양했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타이타닉호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타고 있었고, 그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그 안에 존재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유품은 지금 모두 보물이 되어 있습니다. 그날의 타이타닉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상상과 기록 사이를 항해하며 그날의 갑판 위에 올라서 봅니다.
INFO 일시 : 2017년 11월 10일(금) - 2018년 2월 11일(주일) 화 - 금 8시 / 주말 및 공휴일 2시, 6시 30분 장소 : 샤롯데씨어터 연출 : 에릭 셰퍼 프로듀서 : 신춘수 출연 : 김용수, 왕시명, 이상욱, 조성윤, 켄, 정동화, 이준호, 권용국, 박준형, 이희정, 문종원, 서경수, 김봉환, 임선애, 윤공주 외 티켓 : VIP석 14만 원 / R석 12만 원 / S석 9만 원 / A석 6만 원 문의 : 오픈리뷰 1588-5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