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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사임당, 그녀의 화원 : Saimdang, Her Garden 전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7-04-27 (목) 14:22 조회 : 2525
천재 화가, 세상 밖으로 나오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신사임당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신사임당은 현모양처, 대학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 우리나라 고액권 지폐의 여성 위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신사임당은 7살에 안견의 산수화 몽유도원도를 그대로 모방할 만큼 천재적인 화가였으며, 수묵화, 초충도, 산수화에 능했던 천재 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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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임당_초충도_연도미상_종이에 채색_36x25cm

서울미술관은 2017년 개관 5주년을 알리는 첫 전시로, ‘사임당, 그녀의 화원’ 특별전을 선보입니다. 시·서·화 삼절의 효시로 평가 받는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의 초충도(草蟲圖) 14점과 묵란도(墨蘭圖) 1점 총 15점을 선보입니다. 또한 그녀의 작품을 평하는 후세의 여러 글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대중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조선시대 여류예술가인 신사임당의 1인 전으로, 최근 TV 프로그램, 도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체적인 여성의 시대상으로 주목받는 그녀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임당은 본명이 아닙니다. 사실 사임당은 중국의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을 본받겠다는 뜻으로 자신이 지은 당호입니다. 지금의 의미로 바꿔보면 태임을 자신의 롤 모델(role model)로 삼았던 거죠. 안타깝지만 아직 본명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일대기가 명확합니다. 아들 율곡 이이는 어머니가 사망하고 그 행적을 엮어 책으로 편찬했기 때문에 지금 신사임당의 삶과 예술적인 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충도(草蟲圖)는 말 그대로 풀과 벌레를 그린 그림으로 꽃과 과일, 열매 등 그 주위로 몰려든 곤충과 동물을 그린 그림입니다. 일반적으로 중앙구도를 사용하는데 신사임당은 사선구도를 사용하여 기존 틀을 깨는 과감성을 보였고, 윤곽선을 생략하고 채색하는 무골법을 사용했습니다. 검은 바탕의 초충도는 감물을 들인 감지를 사용했습니다. 감지는 습기와 병충해에 굉장히 강하고 변색이 적어 금을 바른 종이 다음으로 비쌌다고 합니다.

그림을 자세히 볼까요. 빨간 고깔모자를 뒤집은 것 같은 열매는 꽈리입니다. 대부분 마을 부근이나 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꽈리는 40-90센티미터까지 성장하는데 그 위에 고추잠자리와 크기를 비교하면 비율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추잠자리와 꽈리는 모두 가을을 대표하는 소재로 계절과 시간적인 배경을 고려한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채모양의 맨드라미는 닭의 벼슬을 닮았다 하여 계관화라고도 불립니다. 닭의 벼슬, 즉 관의 행운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나비 세 마리와 땅에서 열심히 똥을 굴리고 있는 개똥벌레는 아들의 숫자를 상징하며, 아들 모두가 관직에 오르기를 희망하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그림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공무원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그림이겠죠.

밑동 잘린 수박 넝쿨과 그 씨앗을 먹고 있는 쥐 두 마리. 수박은 씨가 많아 다산을 상징한다지만 징그럽고 지저분한 쥐는 왜 그렸을까요. 쥐는 임신 기간이 짧고 한 번의 출산으로 9마리까지 자식을 낳기 때문에 다산을, 식량을 모으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기 때문에 부의 축적을 의미합니다. 수박은 원래 원산지가 아프리카로 500년 전 연산군실록에 따르면 당시에도 수박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묵란도는 선비의 충성심과 절개를 상징하며 기교보다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필선이 돋보입니다. 율곡 이이의 제자였던 17세기 대학자 우암 송시열(1607-1689)의 송자대전(宋子大全)에서 발췌한 글을 보면 ‘혼연히 자연을 이루어 사람의 힘을 빌어서 된 것은 아닌 것 같음이 이렇거늘…(중략) 과연 그 율곡 선생을 낳으심이 당연하다.’라고 신사임당의 천재적인 실력을 칭송했습니다. 묵란도는 2005년 KBS 진품명품에서 진품으로 판정받으며 세상밖에 나왔습니다.

5개월의 전시 동안 매일 오후 2시 전시 해설프로그램 ‘큐레이터의 이야기로 만나보는 신사임당’을 통해 작품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와 해설을 들을 수 있으니 꼭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INFO

일시 : 2017년 1월 24일(화) - 2017년 6월 11일(주일)
장소 : 서울미술관 제 3전시실
관람료 : 일반 9천원, 대학생 7천원, 초/중/고 5천원, 어린이 3천원
문의 : 02-395-0100


김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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